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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와인터널에서 하루 보내기 – 느린 시간 속을 걷다

by jypwldb 2025. 5. 30.

1. 숨은 명소, 청도 와인터널의 첫인상

경북 청도군에 위치한 청도 와인터널은 흔한 관광지와는 다르게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원래는 100년이 넘은 폐철도 터널을 개조해 만든 공간인데, 와인과 터널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이 매력적이다. 처음 입구에 도착했을 때, 입구를 감싼 덩굴과 고풍스러운 간판에서부터 이곳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입장권은 3,00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고, 입장 시 제공되는 와인 시음 쿠폰이 반가웠다. 특히 여름에는 터널 안이 시원해 계절과 상관없이 방문하기 좋은 장소다.

2. 오감으로 즐기는 와인터널의 내부

터널 내부에 들어서자 곧바로 온몸에 시원한 공기가 감돌았다. 실제로 연중 약 15도의 온도를 유지해, 마치 냉장고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내부는 조명이 은은하게 설치되어 있어 은근히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중앙에는 청도 특산물인 ‘감 와인’이 전시되어 있고, 벽면에는 와인의 역사와 제조 과정을 소개하는 전시물이 자리해 있어 단순한 구경을 넘어 ‘배우는 재미’도 있다. 와인 시음 공간에서는 붉은 감 와인을 직접 맛볼 수 있었는데, 일반 포도 와인보다 훨씬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인상적이었다. 달지 않은 걸 좋아하는 사람보단, 달큰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다.

3. 와인 외에도 볼거리, 즐길 거리 가득

단순히 와인만 즐기고 나오는 공간이 아니었다. 터널을 따라 걷다 보면 중간중간 포토존이 마련돼 있고, 특히 감을 테마로 한 아기자기한 소품 전시가 눈길을 끌었다. 또 한켠에는 감초같은 기념품 가게가 있어 청도산 와인, 감잼, 감초콜릿 등을 구입할 수 있었다. 주변에는 카페와 간단한 간식거리를 파는 작은 마켓도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았다. 근처에 있는 청도 프로방스 마을이나 청도역 주변까지 함께 둘러보면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하다.

4. 하루를 마무리하며, 느린 여행의 여운

청도 와인터널은 빠르게 소비되는 관광지와는 달리, 느리고 조용한 감성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였다. 붐비지 않는 평일에 방문해 터널을 따라 천천히 걷고, 와인의 향기를 맡으며 하루를 보내는 일은 도시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여유였다. 서울이나 부산에서 2~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짧은 주말 여행지로도 제격이다. 특히 커플, 부부 여행이나 혼자만의 사색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장소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작은 공간에서, 나만의 속도로 하루를 보내는 것은 그 자체로 값진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