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남 곡성, 이름보다 매력이 앞서는 작은 도시
‘담양 여행 가자’는 말은 자주 들어도, ‘곡성에 가보자’는 말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곡성은 그 자체로 충분히 특별한 여행지다. 전라남도 내륙 깊숙이 자리한 이 작은 도시는 자연과 철도, 옛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KTX가 아닌 완행열차가 더 잘 어울리는 이곳은, 빠름 대신 느림의 미학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딱 맞는 장소다. 최근 몇 년 사이 조용히 입소문이 난 섬진강 기차마을을 중심으로 곡성만의 매력을 하나씩 경험할 수 있었다.
2. 섬진강 기차마을,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
곡성의 대표 여행지인 섬진강 기차마을은 마치 동화 속 마을처럼 꾸며져 있다. 증기기관차를 직접 타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는 모험,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선물한다. 30분 남짓한 짧은 구간을 달리는 증기기관차는 천천히 움직이며 섬진강변을 따라 달린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시골 풍경은 그 자체로 힐링이다. 기차마을 내부에는 철도 박물관, 어린이 놀이시설, 기차 테마 숙소까지 있어 하루를 충분히 보낼 수 있다. 기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곳을 떠나기 아쉬울 정도일 것이다.
3. 곡성의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
기차마을뿐 아니라, 곡성은 곳곳에 자연 속 쉼터가 많다. 섬진강 자전거길은 평탄하고 조용해서 자전거 초보자도 천천히 강바람을 맞으며 달릴 수 있다. 봄에는 벚꽃이, 가을에는 억새가 강가를 따라 흐르며 계절을 알려준다. 곡성에는 도림사계곡, 압록유원지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피서지도 있어 한적하게 여름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자연과 가까운 여행을 원하는 사람에게 곡성은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 시끌벅적한 관광지가 아니라, 진짜 ‘쉼’이 있는 곳 말이다.
4. 곡성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취
곡성은 대도시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그만의 정취가 있다. 시장에서는 직접 재배한 지역 농산물을 손에 넣을 수 있고, 한적한 시골 카페에서는 주인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건, 곡성역 앞에서 만난 작은 국숫집이었다. 간단한 잔치국수 한 그릇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성과 따뜻함은 어디에서도 느끼기 힘든 경험이었다. 곡성은 여행이라기보다, ‘잠시 살아보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담양의 죽녹원, 메타세쿼이아길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곡성만이 가진 조용한 매력은 그에 못지않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담양 말고 곡성!”, 진짜 힐링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